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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1 Hit : 153
김용선
나는 어떤 동행자이었을까?
생전처음 관광을 목적으로만 해외여행을 했다.
여러 번 해외여행을 했고 관광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목적은 선교이고 회사의 업무수행이었다.
치매투병을 10년이나 하신 어머니께서 지난 1월 소천하시고 나서 형제들은 내 등을 떠밀어 바람을 쐬고 오라고 했다.
내 퇴직금을 남겨서 평생 애쓴 남편과 여행을 꼭 해야겠다는 아내의 사랑, 아들 며느리의 통큰 후원, 회사를 쉬면서까지 엄마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가겠다는 딸의 결단으로 짧지 않은 기간에 먼 거리 여행을 다녀왔다.
늘 그랬지만 여행을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했다.
아내와 딸이 함께 갔으니 오죽 좋았을까마는 이 여행이 이른바 펙키지 여행이고 일행이 35명이나 되었다.
지레 겁먹고 좋은 사람들 만나게 해 달라는 기도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오히려 “나는 어떤 동행자 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더 든다.
숨이 가뿐 일정에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칠까봐 모두들 바짝 긴장하고 뛰는 모습들이었다.
시간은 칼같이 지키고 무엇을 먹든지 어디를 가든지 아무 불평들이 없이 잘 따라다녔다.
힘든 짐은 서로 도와 나르고 주머니의 군것질거리나 챙겨온 찬거리는 보는 대로 나누어 주고 함께 먹었다.
그뿐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훈훈한 감동으로 이끄는 가족이 있어 좋았다.
아들 삼형제가 80이 넘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온 것이었다.
가장 고령이신 그 노인을 처음 보면서 나는 내심 체력을 염려하기도 했는데 노인은 젋은 우리네를 조금도 처지지 않고 걸어서 다니셔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4년 전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아직은 정정하신 아버지가 적적하실까봐 모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교회 장로님이시고 돌아가신 어머니는 평생 가족을 건사하는 일에 파묻혀 사셨지만 교회에서 주무시면서 기도하신 분이셨다 했다.
삼형제가 간간이 가족들의 선물을 사서 담는 것을 보면서 그 집안에 가득한 사랑을 보는 듯하였다.
그런데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동행자 이었을까?
무거워 고생한다는 아들의 만류에도 나는 DSLR카메라에 28-70줌 렌즈를 붙여 가지고 갔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만 사진 꽤나 찍는 사람처럼 보이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은근히 찍어 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고 노골적으로 우리 세 식구의 동선을 바짝 따라 붙는 가족도 있었지만 나는 슬슬 피해야 했다.
아내와 딸을 찍어주기에도 시간은 부족했고 좋은 풍광을 지나칠 수가 없어 혼자서 시간을 끌고 촬영을 하다 보니 뛰어 다녀야 했고 다른 사람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니 아마도 나는 별로 좋은 사람은 못되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쓰이지 않게 있는 듯 없는 듯한 동행자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떠난 여행.
그럼 난 50점이 되었을 것인데,
아버지를 모시고 온 삼형제의 가족을 보면 100점이다.
삼형제 가족의 몇 장 찍어 준 사진과 동영상을 다시 보면서 부러움 생긴다.
건강하실 때, 사셨을 때 호강시켜 드렸을 걸.
이제 또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면 나는 좋은 동행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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