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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이야기 글보기
2018-11-28 Hit : 16
김용선
아리랑택시

 

 

중학교 3학년 때는 좋은 고등학교가려고 여러 달 동안 학교수업을 파하고 종로2가에 있는 제일학원으로 가서 4시간씩을 더 공부해야 했다.

이 몇 달 동안의 경험은 내게 평생토록 힘이 되었다.

가난한 집에서 수업료 낼 돈이 없어 3년을 장학금으로 다녔는데 학원까지 다녔으니 잘 모르지만 그나마 주변의 여러 은인들이 있었던 같다.

종로2가 YMCA 뒤편에 있는 학원서 부평 집까지 다니는데 주머니에 돈은 없었고 가진 건 달랑 경인선 열차통학패스 한 장으로 늘 뛰어다녔다.

학원수업이 끝나면 밤9시 반인데 서울역에서 부평 오는 경인선 막차가 10시 10분.

종로2가에서 서울역까지 3,40분 이내로 걸어야 하니 가끔은 이 막차를 놓치기도 해서 부평역까지 비싼 요금을 받는 마이크로버스라도 타야 해서 남자 차장한테 사정사정해서 공짜로 타기도 하고 그렇게도 안 되면 서대문 사시는 누나네 집으로 걸어가서 자기도 해야 했다.

나의 이런 얘기를 들은 한집에 사는 미군부대 [아리랑택시]기사분이 그럴 때는 서울역 앞에 대기하고 있는 [아리랑택시]에 자기 이름을 대고 태워 달라고 해보라고 했다.

내가 어리긴 했어도 [아리랑택시]는 미군만 타는 택시로 알고 있었는데 과연 교복 입은 어린 학생인 나를 태워줄까 싶었다.

그런데 정말 어느 날 막차를 놓치고 서울역 TMO 앞에 서있던 빈 [아리랑택시]에 가서 옆방 아저씨 이름을 대고 “부평 가야하는데 막차를 놓쳐서 못가고 있다”고 했더니 “타라”고 했다.

그 기사 아저씨는 우리 옆방아저씨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늦도록 공부하러 다니는 나를 기특하게 여겨서 태워준다고 했다.

그 날 나는 국내의 최고급 세단을 탔다.

그 뒤로도 세단을 타보고 싶었지만 일부러 막차를 놓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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